길고양이도 도심 생태계의 이웃입니다.
혹시 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들과 마주친 적이 있으세요? 흔히 '도둑 고양이'라 불리는 한국 토종 고양이들이지요.
이들도 원래 주인의 사랑을 받던 반려동물이었답니다. 집밖에 구경 나왔다가 길을 잃거나, 혹은 무책임한 주인에게
버려져 거리의 고양이, '길고양이'가 된 것이지요.
길고양이들은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도심에서 하루 하루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들도 살아야겠기에 쓰레기 봉투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고, 발정기에 큰 소리로
울곤 합니다. 살아 있는 동물은 고통을 느낄 줄 알기에, 이들도 학대를 받으면 아파서 웁니다.
단지 길고양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잡아가둘 경우,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길어야 한 달 뒤에 안락사됩니다.
흔해빠진 한국 토종고양이를 굳이 데려오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죠. 그러나 해충 없애듯 한 생명의 삶을 끝낼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길고양이들과 인간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희는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그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Q. 고양이가 하악~ 소리를 내며 위협해요.
A. 자기 주변으로 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 고양이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고양이가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야생화된 개와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이럴 때는 자리를 잠시 피해주세요. 그럼
고양이도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할 거에요. 고양이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나면, 강하게 쓰~읍이란 소리를 내거나
박수를 크게 치는 소리만으로도 싸움을 멈추기도 합니다.
Q.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자꾸 찢는데 귀찮아 죽겠어요.
A. 도심의 고양이가 구할 수 있는 식량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쓰레기 봉투에서 음식 냄새가 나면, 배고픔을
못이긴 고양이가 간혹 봉투를 찢곤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수거해주시고, 동네에 한 분이라도 고양이 밥을
챙겨 주는 분이 있다면, 쓰레기봉투가 찢어지지 않으니 거리는 깨끗해지고, 한 생명은 배를 채울 수 있습니다.
Q. 길고양이가 먹고 살만해지면 고양이 숫자가 더 늘지 않을까요?
A. 고양이는 낯선 고양이가 유입되면 영역 싸움을 해서 쫒아버립니다. 그래서 늘 일정 숫자의 고양이가 유지됩니다.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아 개체수가 늘 수 있지만, 불임수술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불임수술 후 방사하게 되면,
시끄러운 교미음도 사라집니다.
Q. 일일이 신경 쓰기 귀찮은데, 그냥 잡아서 치워버리면 안되나요?
A. 특정 지역의 길고양이가 일순간에 사라질 경우, 다시 그 지역으로 이웃 길고양이들이 유입됩니다. 이를 '진공효과'
라 합니다. 고양이는 영역을 중시하는 동물이기에, 빈 영역이 있으면 그곳으로 모여들지요. 불임수술과 정기적인
사료 공급을 실시해 기존 개체수를 유지하면, 쾌적한 환경에서 고양이와 공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관리된 고양이들은 인접 지역에서 유입되는 고양이를 막아줍니다.
Q. 길고양이는 좀 지저분해 보이는데, 병균을 옮기지 않나요?
A. 대부분의 길고양이는 사람과의 접촉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접촉하지 않는데 호흡기를 통해 고양이에게서
전염될만한 병은 없습니다. 또한 주변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이 있을 경우, 대개 회충약을 복용시키기 때문에
위생적인 관리가 됩니다.
Q. 고양이가 무섭고 싫은데, 고양이가 자꾸 날 쳐다봐요.
A. 고양이를 싫어한다면 고양이 눈을 보지 마세요. 고양이는 호기심과 겁이 많은 동물입니다.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면
자기를 공격하는 줄 압니다. 이럴 때는 눈을 깜빡인다거나, 무관심한 듯 고개를 돌리면 길고양이는 안심합니다.
Q. 한밤중에 아기 울음소리 같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요.
A. 고양이가 아기 울음소리 비슷하게 울 때는 발정기이기 때문입니다. 교미할 때 나는 소리이지요. 불임수술을 해주면
이런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또한 고양이 개체 수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Q. 원치 않는 공간에 길고양이가 머물러 있는데요.
A. 오렌지 즙을 이용해 보세요. 오렌지 쥬스가 아닌 오렌지 껍질이나 즙을 고양이가 서식하는 곳에 두어 보세요. 고양이가
싫어하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고양이를 떠나게 할 수 있습니다.
Q. 고양이에게 밥을 주니, 죽은 쥐나 곤충 따위를 집 앞에 놓고 갔네요.
A. 고양이 입장에서는 감사의 표시입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도움 받은 분께 선물로 드리는 거랍니다.
익숙하지 않아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고양이의 신뢰를 얻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버린 것 같아요.
A. 어미 고양이는 밥을 구하려고 동네 전체를 돌기 때문에 자주 터를 비웁니다.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집을 비울 수
있지만, 오랫동안 새끼들만 있다고 다 버려진 건 아니랍니다. 이 때 사람이 고양이 새끼를 만지면 어미 고양이가
자신의 새끼를 못 알아보게 됩니다. 키울 것이 아니라면 만지지 마세요. 어미 고양이에게 도움을 못 받은
새끼는 죽고 맙니다.
고양이의 언어는 다채롭지만, 단지 인간과 소통이 되지 않기에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사람만의 것이라고 정한 것은 사람일 뿐이지요.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에게 작은 공간을 허락하는 배려가 세상을
따뜻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