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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글

[여행기] 경주 모도리네 ① #꽃도룡


1. 짧은 여행이라 할지라도 여행의 시작으로 기차라는 교통수단은 설레게 한다. 

기차 출발 시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 것부터.



2. 떠난 기차는 돌아오지 않을텐데, 무얼 남겨 묶어둔 걸까. 무거운 마음을 잠궈놓고 갈까.



3. 좌석확인을 위해 제일 끝 칸 제일 끝,에 앉은 내게까지 도달한 승무원이 웃음과 안쓰러움을 띈 얼굴로 묻는다. 

"(5시간 40분이나 걸려) 경주까지 가시는 거에요?" Large size로 살걸.



4. 나는 경주를 가려고 하는 건데.. 이 기차는 전국팔도를 다 돌며 갈 셈인가. 

언젠간 가겠지, 붉은 경주로. 



5. 의자 두개에 쪼그리고 누워 있다가 4호차 열차카페에 놀러갔다. 

퉁명스러운 점원과 텅 빈 노래방 및 pc의자를 자전거가 물끄러미 구경하고 있었다.



6. 마사지 의자가 있길래 몸을 맡겨보았다. 의자님의 움직임이 격하시다. 

꿀렁꿀렁대다가 기차가 잠시 멈춘 곳, @영주 이 기차는 주 돌림만 가는 걸까.



7. 영천을 지난다. 이제 39분만 더 가면 되나보다. 

옆좌석, 건너 좌석, 앞좌석 모두 햇살만 앉아 함께 간다.



8. 5시간 46분 만에 경주 도착. 현재 경주 온도 20도. 날씨 맑음. 오후 2시 20분



9. 자전거 대여점 앞에서 망설이다. 3시간에 25,000원. 기차표보다 더 비싸다.



10. 경주역에서 15분 걸어 모도리네 게스트 하우스 도착. 



11. 모도리네 이층 침대의 이층에서. 일단 한숨 돌리고 해바라기 하러 나갈래?



12. 모도리네 사료 맡겨둔 녀석이 너구나? 표정이 여유로운걸 보니 사랑받고 있구나. 봄이구나. 

같이 자전거 탈래? 안내해주련. 잘거야? 그래.



13. 어디로 가야 할까. 당신도 모르겠지.



14. 발길 닿는대로 간다지만, 그 책임 또한 발목에 매달려 있음을. 



15. 길은 길일 뿐, 길 끝에 늘 꽃이 기다리는 건 아니지.



16. 뽀얀 흙먼지와 함께 아이들의 단체 사진이 시작되었다. 이십여년 전의 나 때와 마찬가지로.



17. 대릉원에 당신이 있드라.



18. 내 속에도 당신이 있어 이렇게 달고 다니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19. 벚꽃은 만개를 해서 조금 쓸쓸했어. 곧 꽃비가 내리겠지. 떠나야 할 때를 난 몰라.



20. 안압지에는 반짝 반짝 별빛이 떨어지드라.



21. 진지하고 심각하게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건 무얼까 궁금했어. 



22. 연잎밥은 일인분이 안된다 해서 차려진 정식. 

아쉬움은 앞테이블 무리의 사투리 수다에 절로 웃음이 나서 퉁치기로.



23. 대나무숲을 발견하면 들어가 뱉어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까먹은 척 하기로 했어.



24. 노젓는 꿈 같은 거 보이지 않는 연못 깊은 곳에 가라앉혀 버렸지.



25. 나무에서 나무가 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지는 해에 던져 물들이게 하고, 

오늘 내가 머물러 쉴 곳으로 돌아가야지. 



26. 골목, 그리고 길




27. 도장찍고 이런 거에 혹하면 안된다,고 혼자 중얼중얼거린다.



28. 밤과 당신,



29. 꽃이 피면 불이 켜지고 사람은 아침은 오지 않을 거라며 오늘을 잊을지도 모르겠다. 



30. 달콤하고 끈적이는 맛보다는 아마 추억, 같은 거겠지. 

먹고 싶었으나 먹지 못했던 그런 기억 같은 거.



31. 화려한 불빛을 받지 않아도 꽃은 피어 있고, 저 멀리 불야성은 제스스로 잘난듯 빛을 내지.



32. 오늘의 마지막 길. 모도리네로. 돌아가는 길은 늘 멀고도 멀다. 



33. 빛나는 것들을 늘 궁금해하지 않아도 돼. 

저 멀리 빛나는 것들을 늘 잡으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돼.



34. 반나절만에 안심이 되는 공간이 되었다. 내가 있을 수 있는 곳,이 주는 의미는 무얼까.



35. 빨래줄의 집게처럼 잠들테야. 이층 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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