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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글

판소리 수업 (춘향가)

<사랑가> 

그때여 도련님과 춘향이가 사랑가로 업고 노는디.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히이히이히 내 사랑이로다. 아메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백청을 따르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진수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시금 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뒷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메도 내 사랑아.

 

둥둥둥 내 낭군 어허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씨구 소상 동정 칠백리 일색의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둥 어허 둥둥 내 낭군.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히이히이히 내 사랑이로다 설마 둥둥 내 사랑이야.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말어라 화류벽상에 꽃이 지면 우리님 고운 얼굴 도화색이 사라지고 추월추풍에 서리오면 호탕허신 도련님이 백수한을 부르신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 니 아무리 바쁘어도 중천에 멈춰있어 내일날 오지말고 백년여일 이밤같이 이모양 이대로 늙지말게 허여다오.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어허 둥둥 내 사랑.

 

- 드디어 판소리를!! 것두 사랑가! 두어달 했다고 아주 조오오오오금 흉내를 낸다고 엄니가 말했다. 

- 아니리(말)로 시작하니까 정말 소리꾼 같아. 헤헤 

- 그런데 가사 해석하다가 혈압이.. 아니 이 새퀴는 어디서 평가질이여. 작은 이도령이 거시긴데 얻다대고 예나 지금이나 작은가보다.

- 춘향이 대목 앞부분은 무척 어려워하는 부분인데 무척 잘해왔다고 칭찬받았다. 그러나.. 호탕허신 '도련님이' 부분 무한 반복... 박자 이상해.. 이상해... 엇박자에, 한 글자에 음이 대체 몇개가 들어가 있는 거지.. 묘기부리는 것 같다.

- 듣고 듣고 또 듣고, 음 하나 하나를 반복 반복 또 반복한 보람이 있는지 잘해왔다고 박수 받았다. 

- 그런데 전체를 다 부르면 대체 침을 언제 삼켜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어. 

- 소리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감고(가사 떠올려야해), 손짓하며(박자 맞추느라) 연습하는데, 선생님앞에선....

 

<이별가>

(아니리) 그때의 춘향이 오리정 이별 허였단 말이 있으니 염치 있고 체면 있는 춘향이가 그럴 법이 있겠느냐 꼼짝달싹 못허고 담장 안에서 은근히 이별을 허는디 

 

(진양조) 와상 우에 자리를 펴고 술상 차려 내여 노며 "여보시오 도령님 이왕의 가실 테면 술이나 한잔 잡수시요 술 한잔을 부어 들고 권군갱진일보 배주허니 권할 사람 뉘 있으며 위로헐  이가 뉘 있으리 술 한잔을 잡수시고 한양을 가시다가 강수청청 푸르거든 원함정을 생각허고 마상의 뇌곤허여 병이 날까 염려오니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 행차를 허오" 

 

(중모리) "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우지 말라면 우지를 말어라 내 사랑 춘향아 우지마라 어쩌자고 이리 울음을 우는냐 원수가 원수가 아니라 양반 행실이 원수로구나 너와 나와 만날 때는 합환주를 먹었거니 와 오늘날 이별주가 이게 웬일이냐 이 술 먹지 말고 이별 말자 하량낙일수운기는 소통국의 모자이별 정객관산노기중으의 오희월녀으 부부이별 초가사면 만영월의 초패왕 우미인 이별 엄무사단봉의 왕 소군에 한궁 이별 서출양관무고인은 위성조우 붕우 이별 이런 이별 있건마는 너와 나와 당헌 이 별 상봉헐 날이 있을 테니 설워 말고 잘 있거라" 도련님이 금낭을 끌러 추월 같은 대모 석경 춘향주며 허는 말이 "아나 춘향아 거울 받어라 장부의 맑은마음 거울빛과 같은지라 이걸 깊이 간직허여 날 본 듯이 꺼내 여 보아라" 춘향이 그 거울 간직허고 저 꼈던 옥지환을 바드드드득 벗어내여 도련님 전 올리면서 "옜소 도령님 지환 봤소 여자의 굳은 절행 지환빛과 같사오니 수백년이 지나간들 변할리가 있으니까" 피차 정표를 주고 받더니 떨어지지를 못허는구나 

 

(자진모리) 이때으 동원에서는 내행차 떠나랴고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병마 나졸이 분분헐제 방자 겁을 내여 나구 몰고 나온다 따랑 따랑 따랑 따랑 춘향 문전 당도허여 "어허 도령님 큰일났소 내행차 떠나시며 도령님을 찾삽기로 먼저 떠나셨다 아뢰고 왔사오니 어서 가옵시다 이별이라 허난 것 너 잘 있거라 나 잘 간다 이곳이 분명 이별이제 웬놈의 이별을 이리 뼈가 녹도록 헌단 말이요 어서 가옵시다" 

 

(중모리) 도련님이 하릴없이 나구 등의 올라서며 "춘향아 잘 있거라 장모도 평안이 계시오 향단이도 잘 있거라" 춘향이 기가 막혀 보선발로 우루루루루루루 한손으로는 말 고삐를 쥐어잡고 또 한손으로 등자 디딘 도련님 다리 잡고 "아이고 도령님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 여보 도령님 날 다려가오 쌍교도 싫고 독교도 내사 싫소 걷넌 말끄 반부담 지어서 어리렁 추렁청 날 다려가오" 말은 가자 네 굽을 치는듸 님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방자 달려들어 나구 경마 쥐어잡고 채질 툭 쳐 말을 모니 비호같이 가는 말이 청산녹수 얼른 얼른 이모롱 저모롱 돌아가니 춘향이 따라갈 수 없고 가는 님을 우두머니 바라보니 달만큼 보이다가 별만큼 보이다가 나비만끔 보이다가 십오야 둥근달이 떼구름 속으 잠긴듯이 아주 깜박 박석재를 넘어가니 춘향이 그 자리에 덮썩 주저앉어 퍼버리고 울음을 우는 모양 사람으 일륜으로는 볼 수가 없네.

 

- 거의 6주만에 수업. 목풀기로 예전 거 부르다가 목이 갔다.

- 진양조 두 번째라고 추월만정보다는 아주 약간 수월한 듯 싶지만, 박자 때문인 듯.

- '여보시오'는 여.보.시.오.가 아니라 여-보-시-오-처럼.

- 오늘의 숨은 음은 '술한잔을 부어들고'에서 '어'와 '권군갱진강배주'에서 '군'

- '푸르거든': 푸우우 하고 올라갔다가 르으으거드으으으은. 

- '뇌곤'이랑 '행장을'은 마의 구간. 설명듣다 버퍼링 걸렸다. '고오 오오오오오온' '행자앙으으 으으으으으을'인데, 산등성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너무 힘들다. 음이 헷갈려서 물개처럼 옹옹옹옹 거리다가 선생님만 빵 터졌다.

- 저번 시간에 배운 '뇌곤', '행장을' 부분 제자리걸음. 다시 신세계. 

- 이도령 대목의 말 어미는 서울 말씨라 다른 거라는데, 뭔 염소처럼 떠는 음들이 그리도 많은지. '우지를 말어라' 부분이 그런 음들로 소리 나는지 몰랐다. '이리 울음을' 부분도 마찬가지. 배우다 내가 울뻔 했네.

- 우지'를'을 떨어주면서 '말'은 V, '어'는 끝에 둥글게 굴리고, '라'는 내려오기. 

- 이'리'에서 리는 계단처럼 내려오다 끝 음은 둥글게 말아주고, 바로 이어지는 '울음을'은 '우르으' 산처럼 올라갔다 '므을' 내려오며 끝을 말기. 

- 이도령 말투 이상해. 마음에 안들어.

- 오랜만에 가면 저번주까지 되던 게 갑자기 안된다. 예전에 배운 걸로 목을 풀다 보면 그때보단 능숙하면서도 또 새롭고. 앞수업은 일곱살 꼬마였다는데 녹음해주는 대로 고대로 연습해 온단다. 듣고 따라하는 능력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되지 않는 그것.

- '원수가'는 얕고 넓적한 그릇 모양인 줄 알았더니 '수우 가아'라고 각각 나이키 모양이 된다. '가 아니라'는 '를 말아라'와 반복.

- '행실이'는 '시리이' 부분을 꺾는 동시에 '이'를 0.01초 만에 끊었다 붙여준다. 아니 조사는 만날 대충 뭉개는 거 아니더냐..

- '만날 때는'의 '때는'은 혼자 오려서 붙여놓은 것처럼 음정이 이상한데 이상한 게 맞대. 

- '이별주'에서 별은 벼얼 하며 밀어주며 올라가고. 

- 격주로 가다보니 진도가 느리다. 춘향이 이도령 언제 이별 다 하지.

- '초패왕 우미인'은 '초패왕우 미인'으로 부르는줄 알았더니 '초패왕으우미인'이었다. '으'랑 '우'는 같은 음. 

- '위성조우'에는 무지막지한 음들이 숨어 있었다. '위'에서 '성'으로 그냥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골짜기가 있었고, '우'의 끝에도 사각 굴림이 있었다. (뭔말인지)

- '설워'도 '서어뤄'. '잘 있거라'에서 '거라' 내려가는 음도 주의. 

- 이별 끝나면 겨울이 코앞일 것 같은 느낌이다. - 박자를 얼추 맞추면서도 감정을 살려서. ...그냥 빨리 헤어지라고 하고 싶지만.

- 파란만장한 한달 반여만에 수업 재개.

- 몸에 쪼오오오오금 익혔던 박자 죄다 까먹어서 다시 손가락으로 박자세기로 돌아갔다.

- '굳은 절행': 구드으으으으은저얼행

- '주고 받더니마는 떨어지지를' : 주고오오오 받더니이마아아느은 떨어지이이이이르을 - 그림은 대체 어케 그려야는 걸까.

- 자진모리는 하루에 끝. 속사포처럼 리듬감 있게 쏟아내는 건 정말 랩이랑 비슷한 느낌 

- 이별이라 허난 것 너 잘 있거라 나 잘 간다 이것이 분명 이별이제. 웬놈의 이별을 이리 뼈가 녹도록 헌단 말씀이오: 동의. 공감. 박수. 

- 아니리를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하리라.

- 중모리 전반부의 음정이 묘하다. 약간 취한 것처럼 불분명하달까, 이도저도 아니랄까. 

- 여보 도령님 날 데려가라는 말은 세번 반복되는데, 뒤로 갈수록 여보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애절하다. 

- 추렁청: 추러어어엉처엉

- 녹음을 한번에 하는 게 아니다보니, 각 녹음의 음정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부르면 음정과 박자가 통일성 없이 흔들리거나, 고음에서 삑사리가 나버린다. 첫음이 중요해. 

- 이젠 꺾어지고 굴리고 하는 부분들을 '듣는 귀'가 조금 생겼달까. 따라하고 익히는 시간이 단축됐어.

- 달→별→나비 만큼 보이는 크기 비교가 잘 이해가 안되네. 원근법 기준이 뭐여. 

- 끝을 둥글리며 휘어잡는 거 어떻게 하는지 설명은 못하겠지만 하긴 한다. 

- '울음을 우는 모양' : 우르으므을 우우느으으으으은 모오냥.

 

<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에 찬자리의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을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 듯이 솟아서 비치고져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면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 줄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무도 모르게

 

-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일단 쉬어가고 전통 판소리로 돌아왔다. 1년이 다 돼가지만 판소리 자체에 대해 아는건 거의 없네. - 다섯 판소리 중 주요 눈대목은 다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이제사 찾아본다 

- 춘향가: 적성가-사랑가o-이별가-십장가-옥중가-쑥대머리-어사상봉-어사출또

- 심청가: 곽씨부인출상-심청의 부친봉양-뺑덕네등장o-인당수투신-심청생환-추월만정-심봉사황성길-개안 

- 흥보가: 가난타령-제비노정기-매맞는-박타령-화초장o-흑공단o-돈타령o 

- 수궁가: 용왕탄식-고고천변-범내려온다o-토끼 잡아들이기-토끼 배가르기 - 적벽가: 조자룡활쏘는-새타령

- 생각보다 어렵지 않던데요? 라는 나의 말은 후반부를 마저 듣고 취소했다. 

- '적'과 '막' 사이에 코?에서 나는 소리로 억과 윽 사이의 발음으로 버티다 '막'으로 넘어간다. 

- '임뿐이라'에서 '임'을 이임-으로 힘을 주며 강하게 나와야 되는데 소리에 맥아리가 없다.

- 강하게 밀어 올렸다가 내리는 게 뭔지 조금 알 거 같은데 그게 어떻게 나오는 소린지는 잘 모르겠다. 예를들어, '한양낭군'과 '나를 잊고' 부분. 

- '번듯이 솟아서'는 고비고비 산맥이라, 번드/\/ㅅ이\ 솟아아\\\\\서어^ 랄까. 

- 음을 기억한다는 건 참 신비한 느낌이다.

- 음 꺾는 게 새삼 어렵다. 어떻게 했었지. 

- '뉘 있드란 말이냐'에서 '드'랑 '란'이 모두 꺾어지며 내려온 다음, '말'이 아니라 '이'에 강세를 두어 밀어주어야 하는데 음정이 헷갈리기 시작하면 온갖 우스꽝스런 음은 다 나온다. 

- 연습 좀 덜 했다고 바로 티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