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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글

판소리 수업 (흥보가)

<돈타령>

(중모리)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궤문을 철컥 열고 돈 닷 냥을 내어주니 홍보가 받아 들고 "다녀오리다." "평안히 다녀오오." 박흥보 좋아라고 질청 밖으로 썩 나서서 "얼씨구나 좋구나 돈 봐라 돈 돈 봐라 돈돈 돈돈돈돈 돈 봐라 돈 이 돈을 눈에 대고 보면 삼강오륜이 다 보이고 쪼끔 있다가 나는 지화를 손에다 쥐고 보면 삼강오륜이 끊어지니 보이난 건 돈밖으 또 있느냐 돈돈돈 돈 봐라 돈." 떡국 집으로 들어를 가서 떡국 한 푼 어치를 사서 먹고 막걸리 집으로 들어를 가서 막걸리 두 푼 어치를 사서 먹고 어깨를 드리우고 죽통을 빼뜨리고 "대장부 한 걸음에 엽전 서른닷 냥이 들어를 간다 얼씨구나 돈 봐라." 저의 집으로 들어가며 "여보게 마누라 집안 어른이 어디 갔다가 집안이라고서 들어오면 우루루루루 쫓아나와서 영접허는 게 도리 옳제 계집이 이 사람아 당돌히 앉어서 좌이부동이 웬 일인가 에라 이 사람 몹쓸 사람."

 

- 이제 듣고 따라 부르는 연습에 익숙해진 느낌이다. 물론 익숙해졌다는 게 잘하게 됐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 박자 맞추기 그나마 나은 중모리와 특정 음역대(어딘진 모름)를 좋아하게 됐다. (아니리는 다 좋다) 

- 뒷부분의 가사가 화초장과 흡사하다. 놀보나 흥보나.. 판소리는 가사가 괴롭다.

- 수업 진도가 예전보다 빨라졌다. 그만큼 익숙해진 것가 싶지만 녹음해서 들어보면 내가 무얼 들은 건가 싶다. 

- 대목의 이름을 '돈타령'이라고 바꿨다. 돈~ 돈~ 돈~ 돈 봐라 돈~ 그러는 부분이 제일 좋다!

 

 

<제비노정기>

(아니리) 흥보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만리 조선을 나가는데 꼭 이렇게 나오던 것이었다 

 

(중중모리) 흑운 벅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 지척이요 동해 창망허구나 축융봉을 올라가니 주작이 넘논 듯 황우토 가격토 오작교 바라보니 오초동남 가는 배는 북을 둥둥 울리며 어기야 어야 저어가니 원포귀범이 이 아니냐 수벽사명양안태 불승청원각비래라 날아오는 저 기러기 갈대를 입에 물고 일점 이점에 떨어지니 평사낙안이 이 아니냐 백구 백로 짝을 지어 청파상에 왕래허니 석양촌이 거기노라 회안봉을 넘어 황릉묘 들어가 이십오현탄야월에 반죽가지 쉬어 앉어 두견성을 화답허고 봉황대 올라가니 봉거대공의강자류 황확루를 올라가니 황학일거불부반 백운천재공유유라 금릉을 지내어 주사촌 들어가 공숙창외도리개라 낙매화를 툭 쳐 무연에 펄렁 떨어지고 이수를 지내어 계명산을 올라 장자방은 간 곳 없고 남병산 올라가니 칠성단이 빈 터요 연조지간을 지내어 장성을 지내어 갈석산을 넘어 연경을 들어가 황극전에 올라 앉아 만호장안 구경허고 정양문 내달아 창달문 지내 봉관을 들어가니 살미륵이 백이로다 요동 칠백리를 순숙히 지내어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다라 영고탑 통군정 올라앉아 사면을 둘러보고 안남산 밖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호령을 넘어 부산 파발 환마고개 강동다리 건너 평양의 연광정 부벽루를 구겨허고 대동강 장림얼 지내 송도로 들어가 만월대 관덕정 박연폭포를 구경허고 임진강을 시각에 건너 삼각산에 올라 앉어 지세를 살펴보니 천룡의 대원맥이 중령으로 흘리쳐 금화 금성 분계하고 춘당 영춘이 회돌아 도봉 망월대 솟아 있고 삼각산이 생겼구나 문물이 빈빈허고 풍속이 흐희하여 만만세지금탕이라 경상도난 함양이요 전라도난 운봉이라 운봉 함양 두 얼품에 흥보가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박씨를 입에 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배다리 지나 애고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 월강 승방을 지내어 남태령 고개 넘어 두 쭉지 옆에 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흥보 집을 당도 안으러 펄펄 날아들제 들보 우에 올라앉아 제비말로 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 우지배요 낙지각지 절지연지 은지덕지 수지차로 함지포지 내지배요 빼뜨드드드"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 "반갑다 내 제비 어디를 갔다가 이제 와 당상당하 비거비래 편편이 노난 거동은 무엇을 같다고 이르랴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로 넘논 듯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으로 넘논 듯 지곡 청학이 난초를 물고 송백간으로 넘노는 듯" 안으로 펄펄 날아들제 흥보 보고 고이 여겨 찬찬히 살펴보니 절골양각이 완연 "오색당사로 감은 흔적이 아리롱아리롱허니 어띠 아니가 내 제비"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이리저리 거닐다 흥보 양주 앉은 앞에 뚝 떼그르르르 떨쳐놓고 백운간으로 날아간다

 

- 음도 어렵고 박자도 어렵고 가사도 어렵다. 하긴, 어렵지 않은 게 있었드나. 

- "둥둥 높이 떠~~"에서 '떠' 박자가 어려워서 그 다음으로 넘어갈 때마다 틀린다. 

- "일점 이점에 떨어지니"도 기묘한 엇박자랄까. 

-  아차, 하면 변성(?!) 전의 목소리로 돌아가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해.

- 한 호흡에 하는 문장이 길어서 숨을 잘 쉬어야 하는 데다가, 버리는 음과 잇는 음에 따라 리듬감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소리의 질이 달라지니 어허 통재라. 

- 가사보다 주석이 3배 이상 길다. 지명이 대부분이고 시조 같은데서 따온 병렬식한자가 많아서 발음 꼬이고 박자 놓치고 어허 통재라.

- 길고 긴 제비노정기가 끝나 무사히 흥보에게 박씨를 전달하였다. 가사 외우기가 어려웠으나 그 또한 수없이 반복하니 외워지긴 하네. 

- 빠르고 리듬감 있는 대목이라 숨쉬기가 여의치 않지만 신나긴 한다. 

- 부분적인 디테일이 많기보단 전반적인 리듬감이 중요한 듯.

- 이 대목, 머리 감고 드라이기로 말릴 때 부르면 길이가 딱 맞다. 윙- 드라이기 소리에, 박씨를 문 긴 여정을 거쳐 흥보 부부 앞에 떨쳐놓고 흰 구름 사이로 날아갈 때까지 부르는 소리가 묻힌다.

 

 

<가난타령>

(아니리) 팔월 추석은 당하고 먹을 것이 없어 흥보 마누라는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가난타령으로 울것다

 

(중모리) 가난이야 가난이야 원수년으 가난이야 복이라 허는 것은 어쩌허면은 잘 타는고 북두칠성님이 복 마련을 허시는가 삼신제왕님이 짚자리어 떨어질 적으 명과 수복을 점지허느냐 몹쓸년으 팔자로다 이년으 신세는 어이허여 이 지경이 웬 일이란 말이냐 퍼버리고 앉어 설리 운다

 

- 어이허면은: 구렁이 담타듯 꿀렁 

- 수복을&퍼버리고: 새로운 기술 등장. 수보오오 오오옥 으으으'을' & 퍼버어 '어'리고오. 목을 움켜쥐었다가 풀라는데 무슨 말이죠 그게. 배에 힘을 줬다 목구멍에 힘을 줬다 난리법석. 모르겠음. 하다보면 될 날이 오겠지.

 

 

<박타령>

(아니리) 흥보가 들어오며 "여보 마누라 그리 울지만 말고 저 지붕 위의 박을 따다가 박속은 끓여 먹고 바가지는 부잣집에 팔어다가 어린 자식들을 살리면 될 것이 아닌가" 흥보가 박 세통을 따다 놓고 우선 먼저 한 통을 타는디 

 

(진양조) 시리렁실건 당거주소 헤이여어루 당거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언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 밥 한 통만 나오너라 평생의 포한이로구나 헤이여어루 당그여라 톱질이야 여보게 마누라 톱소리를 어서 맞소 톱소리를 내가 맞자고 헌들 배가 고파서 못 맞겄소 배가 정 고프거들랑은 허리띠를 졸라를 매소 헤이여어루 당거주소 작은 자식은 저리 가고 큰 자식은 내한테로 오너라 우리가 이 박을 타서 박속일랑 끓여 먹고 바가질랑언 부잣집에 가 팔어다가 목숨 보명 살아나세 당거주소 강상으 떴난 배가 수천 석을 지가 실고 간덜 저희만 좋았지 내 박 한통을 당헐 수가 있느냐 시르르르렁 실건 시르러어어어어엉 시리렁 시리렁 실건 당그여라 톱질이야

 

(휘모리)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식 삭 톡 캑

 

(아니리) 박을 딱 쪼개놓고보니 박속은 휑하고 비어있지 "무복자는 계란에도 유골이라더니 박속은 어느 도적놈이 싹 다 가져가고 웬 난데없는 궤짝이 나오거나" 흥보내외 기가맥혀 "아이고 이것이 웬일이오 여보 영감! 좌우지간에 이 궤짝이나 좀 열어나 봅시다" 흥보가 한 궤를 가만히 열고 보니 돈이 하나 가뜩 또 한 궤를 열고 보니 쌀이 하나 수북 흥보내외 좋아라고 돈과 쌀을 비워 떨어 보는디 

 

(휘모리) 흥보가 좋아라고 흥보가 좋아라고 궤 두짝을 떨어 붓고나면 도로 수북 톡톡 털고 도로섰다 도로보면 도로하나 가뜩하고 도로섰다 도로보면 쌀과 돈이 하나가뜩 도로섰다 도로보면 도로하나 가뜩허고 도로섰다 도로보면 쌀과 돈이 도로하나 가뜩 

 

(도섭) "아이고 좋아 죽겄다! 일년 삼백육십일을 그저 꾸역꾸역 나오너라" 

 

(아니리) 어찌 떨어 부어놨던지 쌀이 일만 구만 석이요 돈이 일만 구만 냥이라 흥보내외 좋아라고 돈 한 쾌를 들고 잠깐 놀아보는디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돈 봐라 돈 봐라 잘난 사람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맹상꾼에 수레바퀴처럼 둥글둥글 생긴 돈 생살지권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놈르 돈아 아나 돈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느냐 얼씨구나 절씨구 여보아라 큰자식아 건넌말 건너가서 너의 백부님을 오시래라 경사를 보아도 우리 형제 보자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여보시요 여러분들 나으 한 말 들어보소 부자라고 좌세를 말고 가난타고 한을 마소 엊그저께까지 박흥보가 문전걸식을 일삼터니 오늘날 부자가 되었으니 이런 경사가 어디가 있느냐 얼씨구 절씨구 불쌍허고 가련한 사람들 박흥보를 찾아 오소 나도 오날부터 기민을 줄란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어허 얼씨구 절씨구

 

(아니리) 이히 한참 놀더니 "여보, 마누라. 이 박통 속에서는 쌀과 돈이 많이 나왔으니 저 박을 또 한번 타봅시다. 그 박통 속에서는 무엇이 나오는가 보게" 흥보가 또 한통을 갖다놓고 타는디. 

 

(진양조) 시리렁 실건 당거주소. 헤이여어루 당그여라 톱질이야. 이박을 타거들랑은 아무 것도 나오지를 말고 은금보화만 나오너라. 은금보화가 나오게 되면 형님 갖다가 드릴란다" 흥보 마누래 기가 막혀 "나는 나는 안 탈라요. 여보 영감! 형제간이라 잊었소? 엄동설한 치운 날으 구박을 당허여 나오던 일은 곽 속으 들어도 못 잊겄소" 흥보가 홰를 내며 "갑갑허구나 이 사람아! 계집은 상하의복이요, 형제는 일신수족이라. 의복은 떨어지면 해 입기가 쉽거니와 형제 일신수족은 아차 한번 뚝 떨어지면 다시 잇지를 못허는 법이라. 시르르렁 실건 시리렁 실건 시리렁 실건 당그여라 톱질이야" 

 

(휘모리)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식삭톡캑 

 

 

<비단타령>

(아니리) 딱 쪼개노니 이 박통 속에서는 왼갖 비단이 나오던 것이었다. 

 

(중중모리) 왼갖 비단이 나온다. 왼갖 비단이 나온다. 요간부상의 삼백척 번듯 떴다 일광단 고소대 악양루으 적선 아미가 월광단 서왕모 요지연으 진상허던 천도문 천하구주 산천초목 그려내던 지도문 등태산소천하에 공부자으 대단 남양 초당으 경 좋은데 천하 영웅 와룡단 사해가 분분 요란허니 뇌고함성에 영초단 풍진을 시르르르르 치니 태평건곤 대원단 염불타령 지어놓고 춤추기 좋은 방단 큰방 골방 가로닫이 국화 새긴 완자문 초당전 화계상에 머루 다래 포도문 화란춘성 만화방창 봉접 분분에 화초단 꽃수풀 접가지에 얼크러졌다 넌출문 통영칠 대모반에 안성유기 대접문 강구연월 격양가의 배부르다 함포단 알뜰 사랑 정든 님이 나를 버리고 가겨주 두 손길 덥벅 잡고 가지 말라 도리불수 임 보내고 홀로 앉어 독수공방에 상사단 추월 적막 공단이요 심신궁곡 송림간의 무섭다 호피단 쓰기 좋은 양태문 인정 있는 은주사 부귀다남 복수단 포식 과객의 궁초단 행실 부족에 꾀초단 절개 있는 송죽단 서부렁섭적 세발랑능 노방주 청사 홍사 통견이며 백랑능 흑랑능 월하사주 당포 윤포 세양포 수주 통오주 경상도 황저포 매매흥정에 갑사로다. 해주 원주 공주 옥구 나주 길주 명천 세마포 강진 나주 극상세목이며 한산 세모시 생수 삼팔 갑진 고사 관사 청공단 홍공단 백공단 흑공단 송화색까지 그저 꾸역꾸역 나오너라.

 

- 박자가 묘하게 변태적이랄까.. 물론 딱딱 맞아 떨어지면 맛이 떨어지겠지마는.. 진양조는 어물쩡저물쩡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기엔 내 성질이 급하여 박자가 조금씩 당겨져 결국 전체가 무너져내리게 되는 것이었다.

- 오너라 우리가: 두 문장 사이의 연결음이 매력적 

- 저기만 좋았지: 저기마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안 조옿았지 

- 시르러어어어어엉: 시이리이러어엉 어~어~어엉 

- 이젠 막 음으로 산을 타도 그러려니... 한다. 언젠간 되겠지... 하는 마음이랄까.

- 휘모리는 정말 랩이다. 궤를 떨어붓고나면 돈과 쌀이 계속 수북하다면.. 우와... 

- 꾸역꾸역: 첫번째 역이 한번 떨어졌다 계단식으로 하강. 

- 얼씨구나 절씨구에서 얼과 절은 거의 어얼 저얼로 꺾어준다 

- 이런 경사가 어디가 있느냐: 이이러언 어어디가. 처음에 따라 하다가 내가 AI인줄..

- 선생님과 나로 겨우 한단계 넘어갔을 뿐인데도 그새 달라지는 음들이 있다. 옛날엔 녹음기도 없고.. 아무리 스승에게 사사받았다 하더라도 정말 자신만의 색깔이 들어가는 소리였을 것 같다. 

- 박 3개를 다 탈까, 두개만 탈까 고민중. 

- 진양조는 박자가 너무 어렵다. 성격이 급해서 더 그래.

- 시리렁 실건 박타는 부분은 반복이 되는데 음이 조금씩 다르다. 정신 놓고 보면 앞으로 돌아가 있음. 

- 흥보 마누라가 나는~ 나는 안탈라요 하는 부분이 백미. 

- 엄동설한 치운: 치운 부분은 산맥이 오르락내리락. 

- 두 번째 박은 비단타령으로 이어지는데, 그때 당시 유명한 지역의 옷감에 대한 정보가 우르르 쏟아진다. 게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도 있어서 신기. 

- 악양류으, 천하영웅, 절개있는: 같은 묘기가 반복되는 부분. 스프링처럼 꼬였다가 끝을 잡아채주는데 연습 부족으로 계속 실패 중. 

- 비슷비슷한 리듬인 거 같아서 중간에 끊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

- 얼크러졌다: 어얼크러어졌다. 묘하게 박자를 타며 '졌다' 음을 못찾아서 선생님 앞에서 '졌다'만 무한반복. 졌다 졌어. 

- 가지 말라 도리불수: 가지 마아아 알↑라↑ 

- 수없이 반복하면 이것도 가사가 다 외워지겠지? 

- 꾸역꾸역 나오는디: 꾸여어어어어↓↓↓억 꾸여(산맥)억

 

 

<흑공단>

(아니리) 어찌 많이 나왔던지 흥보가 좋아라고 “여보, 마누라! 마누라는 수년동안 의복이 그리웠으니, 맘껏 하나 골라 입어보오. 무엇이 좋은가?” “나는 평생 소원이 송화색 삼회장 저고리가 제일 좋습디다. 영감은 무엇이 좋소?” “나는 제비 은공을 생각해서라도 검지 않은 흑공단이 제일 좋데.” “그럼 영감 먼저 한번 꾸며 보시오.” 흥보가 흑공단으로 한번 꾸며보는디,

 

(중중모리) 흑공단 망건 흑공단 갓끈 흑공단 저고리 흑공단 두루막 흑공단 바지 흑공단 행전 흑공단 버선 흑공단 대님 흑공단으로 수건을 들고 어떤가 날 보소 흥보 마누라도 꾸민다 송화색 댕기 송화색 저고리 송화색 허리띠 송화색 치마 송화색 단의 송화색 고쟁이 송화색 속속곳 송화색 버선 송화색으로 수건을 들고 어떤가 날 보소

 

선생님: '사철가' 다음에 할 소리는 어떤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나: 분위기고 뭐고 쉬운 거요. 사철가 어려웠어요. 쉬운 거면 돼요. 

선생님: 제가 생각하기에 쉬운 거는.. 

나: 선생님이 쉽다고 하는 말 안믿어요. 믿을 수 없어! 

선생님: (억울) 

 

그래서 짧고 쉬운(?) 흑공단 강공(!) 흥보 #아냐

- 같은 음과 박자가 반복돼서 쉬운 편이었고, 하루 수업으로 끝냈다. 

- 그러나 첫 음 잡기가 묘하게 어렵다. 같은 음은 아닌데 같은 음처럼 소리를 내는 것 같달까. 

- 가사 외우기가 난관이었다. 지금은 안입는 의관 단어들이 나와서 상상이 안된달까.

 

 

<세번째 박>

(아니리) “마누라는 영락없는 꾀꼬리 같소” “영감은 하릴없는 제비 같소그려”

 

(중모리) 또 한 통을 들어놓고 “시리렁 실건 톱질이야. 시리렁 시리렁 실건 실건 실건 톱질이야. 이 박속으 나오는 보화는 김제 만경 오배미 뜰을 억십만금을 주고 사자. 충청도 소쇄뜰을 수만금을 주고 사면 부익부가 되겠구나. 시리렁 실건 톱질이야”

 

(휘모리) “시르렁 시르렁 시르렁 시르렁” 박이 반쯤 벌어진다. 박통 속에서는 사람 소리가 수군수군, 대짜구 든 놈, 소짜구 든 놈, 끌 든 놈, 호미 든 놈, 몽치 든 놈, 가래 든 놈이 그저 꾸역 꾸역 꾸역 나오더니 흥보 집을 짓난디,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또랑을 건너뛰다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 초장 아니다 방장 천장 아니다 고추장 된장 아니다 송장 구들장 아니다 이놈이 거꾸로 붙이면서도 모르것다 장화초 초장화 아이고 이것 무엇이냐 답답허여서 내가 못살것다 아이고 이것 무엇이냐 저의 집으로 들어가며 여보게 마누라 집안 어른이 어디 갔다가 집안이라고서 들어오면 우루루루루루 쫓아 나와서 영접허는게 도리가 옳지 좌이부동이 웬일인가 에라 이 사람 몹쓸 사람 놀부 마누래 나온다 놀부 마누래 나와 영감오신 줄 내 몰랐소 영감 오신 줄 내가 몰랐소 이리 오시오 이리와

 

- 가사 때문에 웃었다. 화초장이 난 무슨 화투짝인줄 알았는데, 붉은색이 도는 서랍장? 같은 거란다. 그래서 발음이 화촛'짱'이 아니라 화초'장'이 된다. 장 이름 까먹은건 재밌는데 뒤에 집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밉상.

- 전반부보단 후반부가 조금 더 어려웠다. 리듬을 타며 엇박자로 들어가는 '아이고, 이것' 부분이랑 제일 마지막 '이리 오시오, 이리와'는 음정 박자 잡느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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