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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고양이

고양이의 가르릉 소리는 어떻게 나는걸까?



야옹이의 갸르릉 소리는 반드시 기분 좋음을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상당히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고 심지어 치유효과까지 있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린 적이 있져. 오늘은, 이 갸르릉 내지는 골골 소리가 어떻게 나는 것인지를 파헤쳐 볼까 합니다. 소위 동물 전문가들이 아직도 이 골골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에 대해서 논쟁 중이라고 한다면 믿기 어려운 사실이져?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골골 소리에 대해서 전혀 상반되는 두가지의 이론이 있다는 것이져. 이 두가지 이론은 골골 소리의 근원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아예 처음부터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첫번째는 의사성대설입니다. 야옹이에게는 진짜 성대 말고 제 2의 의사 성대가 있어서 전적으로 그 갸르릉소리만을 전담해서 낸다는 이론이져. (실제로 제 2의 성대가 있어염) 이 의사성대 덕분에 야옹이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입을 벌리지도 않고서도 골골골골 몇 분이고 몇 시간이고 계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 가설이 옳다면 야옹이의 골골 소리는 좀 큰 숨소리 정도, 그러니까 사람이 코를 고는 소리 정도에 해당되는 소리라고 볼 수 있겠져. 매번 숨을 들이 쉬고 내쉬고 할 때마다 공기가 이 의사성대를 건드리고 지나가면서 저 특이한 골골 소리를 내는 것이니깐여. 그런데 야옹이과 만의 이 독특한 골골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그런 식의 공기의 흐름이 성대를 자극할 때 목 안의 근육이 약한 수축을 일으키면서 일초에 30번정도 공기의 흐름을 끊어 주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합니다. 


두번째 이론은 소위 혈액 난류 이론(번역이 허접해서 지송해여… )이라고 하는 가설입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야옹이의 발성기관은 골골 소리와 전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은, 야옹이의 대정맥에서 많은 혈액이 일시에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혈류가 강해지면서 일종의 난류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야옹이의 신체적 특징이라고..) 야옹이의 몸을 돌고 난 피가 심장으로 모여 드는 대정맥은 가슴에 있기 때문에 이 난류 효과는 야옹이 가슴부분에서 가장 심하게 일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병목현상을 빚게 되는 혈액들이 일시에 활발한 “들끓음”현상을 일으키면서 나는 소리가 바로 저 전형적인 골~골~ 소리라고 하는 군여. 이 때 야옹이 흉부의 횡경막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야옹이가 감정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게 되면서 혈액의 흐름과 혈압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이 난류 현상이 일어나 결과적으로 골골 소리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 이 이론의 요지가 되겠습니다. 

 

자, 그럼 이 두 가설 중의 어떤 쪽이 더 그럴싸해 보이는지 스스로 한번 판단해 보시져. 아무래도 의사성대설이 좀 더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으세여? 일단은 야옹이가 실제로 제 2의 성대를 갖고 있다는 특이한 현상을 설명해 줄 수 있다는 크나 큰 잇점이 있져. 야옹이의 “진짜” 성대는 야옹이가 실제로 내는 모든 종류의 소리를 내는 기능을 합니다. 그렇다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제 2의 성대는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일까여? 만일 골골 소리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야옹이가 그런 기관을 무엇때문에 필요로 하는 것인지 설명하기가 어렵게 되지여. 혈액난류이론은 상당히 독창적이라는 멋진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설득력이 없지요. 야옹이 배에 청진기를 대고 함 자세히 들어 보시면 금방 납득이 가실 이야기입니다만, 아무리 잘 들어 주려 해도 그 골골 소리의 진동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액체의 난류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혈액 난류현상에 의한 소리라면, 제 아무리 횡경막이나 흉곽에서 공명을 일으키거나 강화된다고 해도 부글부글 내지는 철썩철썩 소리에 가깝게 들려야 하지 않을까여?


그리고 그런 혈액 난류효과를 내기 위해 야옹이가 급격한 흥분상태 (분노나 기쁨)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도 이론의 신빙성을 상당히 떨어뜨리는 부분이져. 골골거리는 야옹이는… 대부분 긴장이 풀린 야옹이쟎아여… (심하게 다치거나 아픈 경우도 있지만여) 모사성대설의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단순히 간단한 실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갸르릉 거리는 야옹이의 목에 가만히 손가락을 갖다 대보세여.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 판단해 본다면 당연히 첫번째 가설에 점수를 주어야 겠지만, 자연에서는 겉보기에 단순하게 사실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던 사례가 많이 있지여. 가장 쉽고 단순한 설명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은 항상 기억해 두어야 할 중요한 점이져. (지동설과 천동설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져?) 더구나 두번째 가설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전문가 그룹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더라도 아직은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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