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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고양이

기타 캣 블루스 - 고양이와 대중음악



고양이와 노래 (출처: 컬티즌) 

 

기타 캣 블루스 - 고양이와 대중음악 


                                                 차우진. 대중음악웹진 [weiv] 편집위원lazicat@empal.com


고양이 좋아세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감정을 쏟아낸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취향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한 즈음일까요, 아니면 1990년대 들어 가속화된 도시화의 영향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까닭일까요. 그 시기야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있으며 그 왠지 묘한 분위기에 끌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혹자가 애완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그 거만한 태도나 외로움을 타기보다는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타고난 성격, 그리고 은근히 드러나는 야생성과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강한 생존력과 같은 고양이의 특질 덕분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반면, 또 어떤 이는 같은 이유로 고양이를 싫어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보기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누군가에게는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어디 고양이뿐일까마는 그래도, 고양이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전통적으로 그리 좋지 않은 이미지로 기억되는, 이를테면 오해를 받아온 동물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양이를 그리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엔, 언젠가 동물과 함께 살아야 한다면, 개보다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과연 대중 음악에도 고양이가 등장하는 곡들이 얼마나 될까,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고양이를 묘사한 음악들은 대부분 스타카토 리듬을 타는 기타, 혹은 피아노 연주이거나 나른한 듯 혀를 울리는 섹시한 보컬의 곡이 대부분일 듯 합니다. 물론 그런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또한 그렇지 않은 곡들도 존재합니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대중음악은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만큼 다양하고 모순되며 낭만적입니다. 네, 다양한 고양이'들'이 음악을 통해 표현되고 있습니다(심지어 개보다도 고양이에 대한 곡이 더 많더군요).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고양이에 대한 노래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번 리스트를 부디 고양이 애호가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이 즐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자 이제 여기, 고양이에 대한 혹은 고양이가 등장하는 소박하지만 흥미로운 음악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즐겁게 감상해주시길.

 

 

1. 시인과 촌장 - 고양이 


'고양이가 등장하는 음악'이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곡입니다. 그만큼 고양이에 대한 묘사가 훌륭한 곡이라는 생각입니다(아니라면, 뭐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이해해주시길…). 이 곡이 수록된 시인과 촌장의 [푸른 돛/사랑일기](1986)는 그들이 1980년대 한국의 우울한 풍경을 스쳐지나가며 도달한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음반입니다. "푸른 돛" " 얼음 무지개" "매" 등의 곡에는 이른바 서구 음악의 한국적 수용에 대한 모범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참신하고 흥미로운 사운드가 녹아 있습니다. 특히 이 곡 "고양이"에는 시인과 촌장의 테크니컬하면서도 섬세한 서정성이 총체적으로 스며들어 있습니다. 곡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정의하는 함춘호의 기타 연주와 예쁘장한 일상어로 고양이의 동작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노랫말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시적 감수성을 오롯이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 아픔 없는 눈, 슬픔 없는 꼬리, 너무너무 좋을 테지'와 같은 가사는 고양이에 대한 최고의 묘사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생동감이 넘칩니다.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즐겁거나 혹은 그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기도 합니다. 



2. 옐로 키친(Yellow Kitchen) - SpaceKat B(off piano edition) 

 

원래 4인조 밴드로 출발했다가 멤버 부족으로 전자음악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우스개 소리처럼 인터뷰에서 밝혔던 옐로 키친(Yellow Kitchen)은, 1990년대 홍대 앞 인디 씬이 발굴한 한국 대중 음악의 기억할만한 성과 중 하나입니다. 1998년 옐로 키친의 데뷔 음반 [Mushroom, Echoway, Kleidose]는 전기기타와 컴퓨터로 만들어낸 낯선 사운드의 풍경들을 스케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스타크래프트!)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샘플링해서 만들어낸 섬세한 사운드와 그 결을 따라 구축되는 이미지는 뜻밖에도 따뜻하고 서정적입니다. "SpaceKat B" 역시 그렇게 구성되는 이미지들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곡의 나른한 분위기는 마치 우주를 느릿하게 유영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주 고양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상상해보세요. 커다란 우주복을 입고 푸른 지구를 바라보는 게으른 고양이, 가르릉거리거나 혹은 야옹거리거나. 

 


3. 허클베리핀 - 고양이 

 

이기용과 남상아가 주축이 되었던 허클베리핀 역시 홍대앞 인디씬의 대표 밴드입니다. 남상아라는 걸출한 여성 보컬은 이제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려는 여성 밴드 지망생들에게 하나의 역할 모델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허클베리핀의 지글거리는 기타 사운드와 공격적인 기타 리프는 남상아의 탁하게 내지르는 보컬과 무감한(혹은 폐쇄적인) 그녀의 표정과 동일시될 만큼 일치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남상아가 빠진 허클베리핀에 대해 이렇고 저런 얘기들이 많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글거리는 기타 톤과 상징적인(혹은 모호한) 가사가 만들어내는 '자폐적'이고 '공격적'인(그리고 이런 모순은 허클베리핀을 이해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사운드는 허클베리핀의 두 번째 음반 [나를 닮은 사내]에 실린 이 곡 "고양이"에서도 여지 없이 드러납니다. 물론 앞서 말한 고양이의 '보편적인 이미지'와 이 거친 사운드/가사가 잘 연관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뭐, 어쩌면 이 곡에서 중요한 것은 고양이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컬 이소영이 내지르는 'tell me now, narrow sound'라는 가사와 이기용이 신경질적으로 긁어대는 기타 소리는 신경쇠약 직전에 다다른 지치고 예민한 고양이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4. 꼬두메 -고양이의 자존심 


찾다보니 이런 곡도 나옵니다. 꼬두메는 1985년 결성되어 빛고을 광주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노래문화집단입니다. 그동안 정규 음반 2장과 편집음반 [詩하나 노래하나] 1/2집을 발표하기도 한 이 그룹의 음악은 주로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에 기대고 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노래모임이어서 인지 수록곡들도 향토색이 짙은 서정적인 곡들입니다. 아, 이 음반 정보를 뒤적이다보니 이지상이라는 인물이 나오던데, 그가 얼마 전 [위로하다, 위로받다]를 발표한 바로 그 사람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아시는 분은 답글을…). 어쨌든, 서울이 아닌 지역의 문화'운동'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지 짐작한다면, 이제 20년이 다 되어 가는 이들의 '역사'에 스스럼없이 고개가 숙여지기도 합니다. 지금 들으면 제법 유치한 구성일지 모르지만, "고양이의 자존심"은 1980년대 대학가요제 출품작 같은 소박한 서정성과 향토색이 오롯이 드러나 있는 곡입니다. '난 뜨거운 발톱을 세워/달아나지 못하게 내 그림자를 누르고'라는 표현도 신선하고 말입니다. 


 

5. The Beatles - Three Cool Cats 


생각해보니, 어떤 리스트를 짜든 비틀스는 거의 항상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지겨울지도 모르지만, 막상 빠지면 허전하기도 한 것이 비틀스(의 곡)일지도 모릅니다. 덕분에 기억해 낸 것이 바로 이 곡입니다. "Three Cool Cats"는 1956년부터 1972년까지 두왑(doo-wop)그룹으로 활동하던 코스터스(The Coasters)의 곡을 비틀스가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1991년에 발매된 [Original Decca Tapes]에 수록된 바 있는 이 곡에는, 당시 유행하던 음악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비틀스에게 퇴짜를 놓았던 데카(Decca)레코드의 오디션 장에서 부른 노래라는 일화가 숨어 있습니다. 슬라이드 기타가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연주되는 가운데 비틀스의 다른 곡들처럼 멤버들의 화음이 매력적인 이 곡은 '성적 매력이 풍부한 여성을 꼬드기는 한량의 노래'로는 매우 적당해 보이기도 합니다. 1995년에 발매된 [Anthology 1]에도 수록된 이 곡은, 사실 평이한 구성과 별날 것 없는 가사로 비틀스의 다른 명곡들에 비견할 수는 없는 곡이지만, 왠지 밉지 않은 곡입니다. 이를테면 잘생긴 청년들의 순진한 열망이 그대로 녹아있는 풋풋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그런 이유로 초기 비틀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6. The Rolling Stones - Stray Cat Blues 


그리고 이제는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입니다. 범생 스타일의 비틀스를 벤치마킹해서 불량기 가득한 청년들의 이미지를 쌓아온 그들답게 이 곡 "Stray Cat Blues"는 10대들의 성적 방종을 부추기는(?) 노래로 들리기도 합니다. 끈적한 성적 긴장감이 감도는 블루스의 감수성을 록 음악으로 재해석한 것이 롤링 스톤스 사운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믹 재거(Mick Jagger)가 전기 기타의 거친 톤에 실린 천박한 목소리로 '그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네 엄마는 모를 거야' 라고 씹어대는 이 곡이 이들의 부도덕한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곡이 수록된 [Beggars Banquet]는 록 음악의 역사를 통틀어 블루스 록의 대표 음반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고양이를 '타락한 젊은이에 대한 비유'로 삼은 것이 흥미로운 곡입니다. 



7. Smashing Pumpkins - Hello Kitty Katt 


언제나 관계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연애 관계일 때에는 더더군다나 힘들 것입니다. 모든 카운슬러들이 대화와 배려가 관계를 풀어나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성애적 연애 관계란 것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 온 몸을 부딪쳐 각자의 껍질을 깨뜨려 융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일까요. 제임스 이하(James Iha)가 연주하는 전기 기타가 지글거리고 빌리 코건(Billy Corgan)이 연약한 듯 신경질적인 보컬로 불러대는 이 노래에는 "Hello Kitty Kat"이라는 귀여운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이 곡은 정작 상처받고 상처 입히는 관계가 절망스럽게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노래입니다. 고양이가 상징하는 것은 그 거만함 혹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어떤 사람입니다. 도도하고 거만한 고양이에게 누군가는 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견디는 것은 전혀 다른 위치에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특히 예민한 당신이라면 말입니다. 자학과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자신의 파트너를 떠나지 못하고 오히려 거기에 중독된 주인공을 위로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이 곡은, '관계'에 대해 노래하는 보기 드문 역작입니다. 


 

8. R.E.M - Star Me Kitten 


R.E.M은 1998년의 [Up]에서부터 자신들의 앨범에 '정식으로' 가사를 수록하기 시작합니다. 모호하고 다의적인 그들의 가사는 종종 초현실주의적이고 냉소적인 몽상에서 현재에 대한 음울한 비전, 그리고 투명하고 맑은 정서까지 에두르며 독특한 가사 쓰기의 한 전형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음악은 종종 '포크 록과 뉴 웨이브의 얼터너티브 버전'이라는 평을 받습니다만, 그 음악 역시 그들의 가사만큼이나 언뜻 들리는 바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깊이를 담고 있습니다. 1992년의 [Automatic For The People]은 이러한 R.E.M의 음악적 성과가 절정에 올랐던 앨범으로서, 마치 말러의 작은 교향곡처럼, 끝없는 절망("Drive")에서 평온한 안식("Find The River")에 이르는 다양하면서도 일관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어쿠스틱 악기의 공명과 함께 실현시켰던 앨범이었습니다. 이 음반에 수록된 "Star Me Kitten"은 안개처럼 느리게 퍼져나가는 듯한 효과음 위로 스윙 풍의 전기 기타 연주가 흐르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야한' 내용(I'm in your possesion/So, fuck me kitten)을 담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 곡을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의 [Goats Head Soup](1973)에 실린 "Star, Star"에서 연관성을 찾기도 하는데, 사실 이 곡의 원제는 "Starfucker"였답니다(아, 이쯤에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까지 생각이 뻗어가는군요.)



9. Queen - Cool Cat 


일요일 오전의 에프엠(FM) 라디오 프로그램에 거의 항상 등장하던 "Love Of My Life"의 유려한 멜로디와 "Bohemian Rhapsody" 구석구석에 녹아있던 풍부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기억하며 퀸의 음악은 팝적 감수성과 록 오페라의 화려함으로 구성되었다고 단정지을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퀸은 온갖 음악 스타일을 섭렵했던 밴드이고 그것이 퀸을 1970/80년대의 대표적인 스타디움 록 밴드로 만든 힘이었습니다. 브라이언 메이(Brian May)의 블루스 필이 가득한 기타 연주와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미성이 어우러진 곡들 중에서도 이 곡 "Cool Cat"은 3박자 리듬에 맞춰 프레디의 보컬이 끈적하면서도 나직하게 읊조리며 진행되는 매력적인 곡입니다. '상큼한 고양이' 정도로 이해해도 될 제목에서 짐작하다시피, 이 곡은 어떤 여성(혹은 남성)에 대한 일종의 찬가입니다. 슬로 템포로 진행되는 전기 기타 연주에 기댄 프레디 머큐리의 가성 때문일까요? 1982년에 발표한 [Hot Space] 음반에 수록된 이 곡이 유난히 감미롭고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유 말입니다. 

 


10. Queen Of Japan - Cool Cat 


그리고 여기, 퀸의 "Cool Cat"을 커버한 밴드가 있습니다. 코네코(Koneko)와 조 아시토(Jo Ashito), 제이슨 아리가토(Jason Arigato)로 구성된 퀸 오브 재팬(Queen Of Japan)은 주로 1960-1980년대의 히트 송을 전문적으로 커버하는 트리오입니다. 퀸의 "Get Down Make Love" 프레디 머큐리의 솔로 곡 "Living On My Own"과 키스(Kiss)의 "I Was Made For Loving You", 마빈 게이의 "Sexual Healing"과 같은 곡들이 이들의 대표곡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테크노/하우스/댄스 플로어 등의 스타일에 기대어 있는 밴드인 덕분에 전기 기타 대신 신서사이저가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원곡을 '짜깁기'하여 차갑고 낯선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코네코의 미려한 보컬과 두근거리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심장 박동 수와 닮은 느낌의 BPM은, 2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촌스럽게 들릴 수도 있을 원곡을 세련되게(이를테면 21세기'적'으로)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지난날의 젊은 음악들을 당대에 참신하게 소개하고 있다'(Queen of Japan daringly introduce the youth of yesterday to the youth of today)라는 평가는 적절해 보입니다. 아, 여기서 잠깐. 퀸 오브 재팬의 멤버들은 모두 일본 이름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독일출신 밴드입니다. 그렇게 일본인 행세를 했고 한동안 들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람들이군요. 

 


11. 히사이시 조(久石 讓) - 고양이 버스(ネコのバス) 


아, 이 곡을 빠뜨릴 뻔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만든 '엽기'(사실, 이 할아버지의 작품들은 죄다 어른의 상상계에 존재하는 '영민한' 소녀들의 '초절정 고난 극복 러브 로망' 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뭐, 그것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동화인 [이웃의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에 삽입된 연주곡 "고양이 버스(ネコのバス)"입니다. 일본인들에게 고양이라는 존재가 영물로 인식되는 까닭이겠지만, 거의 모든 일본 작품들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웃의 토토로]에서 그야말로 갑자기 등장해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고양이 버스는 그 참신한 상상력에 경악했던 아이템이었습니다. 가볍고 빠르게, 흥겹고 날렵하게 초원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수십 개의 다리와 누렇게 복실복실한 털을 가진 고양이 버스(사실 이것은 '바람'을 형상화한 듯 보였답니다)는, 히사이시 조(久石 讓)가 작곡한 경쾌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비로소 입체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웃의 토토로]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는 이 유쾌한 화면과 이 경쾌한 소품을 어떻게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번 리스트의 마지막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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