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봄밤 같다.
꽃다발 받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꽃을 주는 마음은 좋아한다. 꽃향기를 맡고, 꽃과 눈마주치는 마음을 좋아한다.
아니, 그보다는 꽃을 받고 그런 마음을 맡을 줄 알고, 눈마주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자신의 자태를 드러내는 꽃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볼이 바알갛게 물들 것만 같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자신의 못남을 피웠던 봄밤을 떠올리노라면, 저절로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하게 물드는 것처럼.
그렇게 잊을 수 없는 봄밤은 몸과 마음이 기억한다.
사람이 어찌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지만 봄밤 같던 그 사람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피는 순간은 꽃처럼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
꽃이 피고 봄이 핀다.
꽃이 지고 봄이 질 것이다.
몸을 피고 맘을 피어야겠다.
몸이 지고 맘이 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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