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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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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럿워크 트위터에서 슬럿워크를 하자는 제안 글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드디어(!)라는 생각과 동시에 두려웠음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정말로 본의 아니게 고대 성추행 사건에 대한 1인 시위가 슬럿워크가 되었던 나는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겪어야 했기에 그 파장이 어렴풋이나마 그려졌다고나 할까. 슬럿워크가 가지는 의미와 그에 대한 사람들과 언론의 반응에 대한 생각으로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다. 슬럿워크 전 날까지 갈까, 말까를 고민했으니 말이다. 우선 이번 슬럿워크에 내가 생각하는 의미나 명분이 굳이 있었다면, 1. 성추행/폭력의 원인을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의 옷차림이나 행실 등으로 돌리는 전반적인 인식에 대한 분노.와 2. 슬럿워크를 통해 그 의미와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유와 권리 등에 각자 생각해보는 ..
[여행기] 트친여지도 1. 5.16 오전 7:21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기에 맘놓고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2. 5.16 오전 8:06길을 잃는 것. 에서 여행은 시작되는지도. 타려던 차를 놓치면 그 다음차를 타면 된다. 뭐 어때. 3. 5.16 오전 8:15 앉아도 꼭 이런데를 앉는 팔자... 맡겨주세요, 아저씨. 꼬리로 쳐드릴게요. 'ㅅ'/ 4. 5.16 오전 9:13중앙선 맞은편에서 오는 버스와 손을 쓱. 들어 인사할 때 운전사 아저씨가 제일 멋있어보여. 5. 5.16 오전 10:14서울에서만 기세등등한 교통카드따위. 만원짜리 꺼내 운전사 아저씨께 혼나고. 'ㅅ'/ 6. 5.16 오전 10:51서울에서 몇달치 뵐 할머니 할아버지를 본다. 다 여기 숨어계셨구나?! 천원짜리 강탈하고 오백원짜리..
[여행기] 컨스터블의 눈 대여기 왠만한 책은 다 재미 있게 읽는 필자이지만 유독 싫어하는 두 종류가 있다. 자기계발서와 여행기가 바로 그것인데, 자기계발서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잔소리가 듣기 아니, 보기 싫어서이고, 여행기는 나는 가보지 못한 곳을 남이 다녀와서 그저 자랑 혹은 감상섞인 글을 보며 약오르기 싫어서이다. 그런 필자가 "혼자 여행하는 법" 따위의 제목으로 여행계발서 같은 글을 쓴다? 낯선 여행지 숙소에서 본의 아니게 정체성을 생각해야 할줄은 바로 30분 전 필자를 픽업하러 온 호텔 차량 속에서는 몰랐다. 그 뿐이랴. 필자의 이름 석자가 맞냐고 묻길래 맞다며 타긴 했지만, 필자의 친구가 들으면 또 모르는 사람의 차를 덥썩 탔냐며 늘어놓을 잔소리가 넷북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의 리듬에 맞춰 쟁쟁거릴 줄도 몰랐다. 하지만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