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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na

(1629)
U 할 수 없는 사랑은 있겠지만 해서는 안 될 사랑은 없다. 해서는 안 될 사랑은 있을지 몰라도 할 수 없는 사랑은 없다. 지금은.. 연애 잉여 시대이자 마지막 사랑 지상주의 시대. 하지만 늘 그래왔듯 해피 엔딩은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숨어 있는 표정 누구나 숨어 있는 표정을 찾아나서야 할 때가 오곤 한다. 누군가는 잃어버린 자신의 표정을.. 누군가는 잃어버린 사랑의 표정을.. 누군가는 잃어버린 꿈의 표정을.. 누군가는 잃어버린 젊음의 표정을.. 뭐가됐든 그 어떤 누군가는 잃어버린지도 모르는 그 무언가의 표정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무얼하는지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단순히 표정이라고 압축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잃어버렸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지만, 또한 꼭 찾아야 할 이유나 목적도 없지만, 이왕이면.. 수많은 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아주 많이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뒤죽박죽이 되어 본래의 의미나 색깔 따위가 사라지고 문득 제자리에 멈춰 서서 서로를 멀뚱히 바라보면 좋겠다. 그래야 이 긴 인생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
도넛 ... 이렇게 자고 있는 거 보면.. 정말 한 손에 들어서 한 입 베어 먹고 싶어. 맛있을 것 같아. 편하니까 저러고 자는 거겠지?? 몇 년 동안 봐와도 공감할 수 없는 몸짓들. 꽉 채운 다섯 살 새별. 주구장창 꾹꾹이를 원하는 애절결핍 새별. 무상 무념의 극치를 보여주는 표정과 몸짓의 소유자 새별. 그래도 베란다 나가기나, 아빠 손 차지하기를 위해서라면 놀랄 정도의 집중력과 집요함, 날렵함을 보이는 새별. 사료 먹고 금방 고대로 토해놓기가 장기인 새별. 자고, 또 자고, 주구 장창 자는 새별. 떼고, 또 떼도, 매일 끼는 눈꼽 많은 새별. 업둥이를 싫어해 하악거리면서 우다다하는 새별. 화장실이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화장실 옆에다 오줌싸는 새별. 새벽에 들어온 별. 새. 별.
찹쌀떡 내 잔소리의 80% 이상을 듣는 업둥이. 가만히 있으면 예쁘장한 것 같긴 한데 떼굴거리는 눈을 보면 야단치다가도 웃음이 나곤 한다. 꽉 채운 세 살 업둥. 분양한다고 이름도 없이 지내다가 그게 고대로 이름이 된 업둥. 모래 굵기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딤채 위에 똥 싸서 시위하는 업둥. 지가 똥을 제대로 모래로 덮지 않은 주제에 냄새 난다고 계속 화장실 통만 긁는 업둥. 지 꼬리 쪽쪽 빨때만 그릉대고 몸에 손대는 걸 용납하는 업둥. 2m가 넘는 장식장 위에서도 한 번에 뛰어내리는 업둥. 미친년 널뛰는 것처럼 이상한 소리 내면서 혼자 날뛰는 업둥. 나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잠자는 업둥. 나만 졸졸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업둥. 아빠한테 아직도 귀를 납작 없애며 하악하는 업둥. 눈을 감으면 정말 못생긴 업둥. 실체를..
다 타버린 고등어 그래도 첫째라고.. 가장 애틋한 마음이 드는 로또. 나보다 엄마를 좋아하고 가릉대는 소리를 들어본지 오래지만 제일 코숏처럼(?) 생긴 우리 로또. 꽉 채운 여섯 살이 된 로또. 똥 싸도 절대 모래 따위 덮지 않는 로또. 이름 부르면 유일하게 대답하는 로또. 귀찮으면 꼬리만 흔드는 로또. 오른 쪽 눈이 거의 안 보이는 로또.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가길 좋아하는 로또. 그래놓고 내려오지 못해 끙끙대는 로또. 내려오면 땅이 꺼져라 털푸덕 떨어지는 로또. 밤이 되면 엄마 방에 가겠다고 하는 로또. 유일하게 의사 표현하는 로또. 이빨이 썩어 송곳니 하나와 어금니를 왕창 뽑은 로또. 새별이를 싫어해서 하악대는 로또.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로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자세의 로또. 그러다가 가끔 인생 다 산 포..
코숏(코리안 숏헤어)이란? 코숏. 코리안 숏헤어 (korea shorthair)의 준말.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정착해서 살아온 고양이로 한국 토종 고양이는 DSH (domestic short hair)종이며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색깔 무늬가 다양하지만 생김새나 털길이는 비슷하다. 어려서부터 기르면 사람을 잘 따르고 애완용으로 좋다. 튼튼하며 조용하다. 애교가 만점이다. 어른 고양이가 되고 나서도 주인과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1년에서 2년 안에 발정이 온다. 유난히 깨끗한걸 좋아하며 화장실을 잘 가린다. 눈치가 빠르며 운동 신경이 발달해서 장난을 좋아한다. 페르시안이나 샴에 비해서 유난히 깨끗하다. 생김새 * 무궁무진한 색깔과 무늬, 다양한 생김새가 매력적 단정하고 영리해 보이..
초보자의 삶 책의 무게는 가볍고 글은 짧으며 큭큭거리는 웃음이 절로 난다. 게다가.. 읽고 나면 책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글이 짧은 게 아니며 웃음이 그저 단순한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그 깨달음의 정도나 깊이 역시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 분명하니 비추천에서 강추천 사이의 평점이 골고루 나올테지. ... 뭐 이런 작가가 다 있냐고. 가끔.. 이런 책들을 접할 때면 글을 쓰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기도 전에 이런 책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그 뿐이라는 것. 굳이 나까지 끄적여 오염시킬 필요가 있나.. 싶은 거다. 완전한 케이오패. ... 그래도 이런 책과 많이 만나고 싶다. 그래도 쓰고 싶다.
그 다음은 꽂히는 것들이 죄다 그림자 거울 모자이크 퍼즐 뒷모습 해바라기 손 ...뭐 이런 것들이니 인생도 그림자처럼 음지에 있고 툭하면 거울 속의 자신과 다투고 얼기설기 붙인 모자이크처럼 도대체 정체성이 없고 퍼즐 한 조각 모자란 사람 마냥 갈증에 시달리고 숨겨진 그들의 뒷모습에 아파하고 해바라기 놀이하다 뒷통수 맞고 이 모든 걸 하나 하나 손으로 때려잡는 거.. 그런 거.. 아닐까? ..라는 씨잘데기 없는 생각. 이제 정말로 물구나무서기를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난. 자격이 없어.